1. 헤밍웨이(Ernest Hemingway)에 대하여
헤밍웨이(Ernest Hemingway)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폭력과 죽음의 문제를 주로 다루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산부인과 의사였던 아버지로부터 생명이 무엇인지에 대해 배지만 세계대전을 경험하면서 생명보다는 오히려 죽음을 넘어 삶에 대해 관조하는 태도를 가지게 되었다. 헤밍웨이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인간이 어디로 향해야하는지가 불분명했던 절망의 시대, ‘길 잃은 세대’(lost generation)를 대표하는 작가이다.
2. 『노인과 바다』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고독한 실존
세계대전은 곧 인간성의 종언이었다. 과학과 기술이 발달하면 사람들은 점점 더 나은 생활을 누리게 될 것이라는 낙관론은 사라지고, 인간은 도시와 문명을 버리고 자연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운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인간은 앞으로 전진할 수도 그렇다고 뒤로 후퇴할 수도 없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깊은 회의감이 예술 전반에 짙게 드리우게 되었고, 문학도 이런 면에서는 예외가 아니었다.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는 실존주의 문학을 탄생시켰고, 헤밍웨이는 이런 흐름의 대표자였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인간의 실존을 강하게 드러낸다. 『노인과 바다』에서 ‘바다’는 청새치와 대립하는 자연 그 자체의 공간이다. 노인은 도시문명에서는 소년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와도 여결되어 있지 않다. 청새치 앞에서, 바다의 고독감 앞에서 진정한 자기 자신이 드러난다. '바다'는 종종 광대한 우주와도 같은 불가해한 곳으로 인식되어 왔다. 이곳에서 인간은 운명적인 대결을 해야 하는 고독한 존재이다.
3. 철저한 자기 극복의 서사
청새기와의 사투를 벌인 노인은 이어서 상어들과도 싸워야만 했다. 그리고 결국 이 긴 고생의 끝에 그는 빈 손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어부임을 증명했고, 또한 자각했다. 물은 생명과 죽음의 이중적인 공간이다. 노인은 마을에서는 대접받지 못하는 이방인에 불과하지만, 바다에서는 그 누구에게도 자신을 증명할 필요가 없다. 그저 노인은 오롯이 자기 할 일을 할 뿐이고, 그는 그 일을 통해 자기 자신을 입증한다. 그래서 그는 말한다.
A man can be destroyed but not defeated
- 저자
- 어니스트 헤밍웨이
- 출판
- 민음사
- 출판일
- 2012.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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