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2 (2017 이상문학상) 윤고은 「부루마블에 평양이 있다면」 리뷰 잘 차려진 비웃음을 맛본 느낌이다. 우리는 부루마블에 평양이라는 도시가 없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려보면 부루마블에서 가장 비싼 도시는 서울이었다. 주인공들은 서울에 살고 있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신혼집을 평양에 얻으려고 한다는 설정 자체가 한 편으로 현실에 대한 조소와 풍자를 담고 있다.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의 1929년작인 이미지의 반역(La trahison des images)은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제목으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작품에서 이미지와 문자가 보여주는 이율배반적인 관계가 묘한 긴장감을 전해준다. 윤고은의 소설은 마치 이 그림을 보면서 한쪽으로 비웃음을 물고는 “그래. 이 그림이 파이프가 아니면 뭔데...”라고 말하는 듯하다... 2021. 6. 10. 와타나베 이타루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리뷰 1. 시골에 창업을 한 와타나베 이타루씨 오래간만에 참 좋은 책을 발견했다. 책 제목을 참 잘 지었다고 생각했는데, 내용도 좋았다. 이 책은 저자인 와타나베 이타루씨가 도시에서 꽤 멀리 떨어진 시골에서 빵집을 열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잔잔한 개인적인 자서전이다. 하지만 이 책의 묘미는 항간에 유행하는 창업성공기나 인생대역전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에 있다. 오히려 어려운 길을 선택한 와타나베 이타루씨가 그나마 먹고 살 정도(?)에 이르게 된 항간의 사정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아웃사이더였다. 학창 시절부터 늦은 나이에 사회 초년생으로 회사에 입사하기까지 그는 머물렀던 대부분의 장소에서 아웃사이더로 살았다. 그러던 그가 꿈에 나타난 할아버지의 계시(?) 아닌 계시로 인해서 회사생활을 때려치우고 빵집 사장이 되기.. 2021. 6. 7. 이전 1 다음